
“나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무엇이든 와락 덤벼들어 움켜잡을 태세를 취한 채, 거리를 쏘다니며 삶의 현장을 올가미로 잡아 보전할 결심을 했다. 무엇보다도 나의 목전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의 본질을 단 한장의 사진으로 포착하길 바랐다.”
현대 사진예술의 살아있는 전설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지난 2일 95세로 타계했다
앙리 카르티에-베르송은 취미, 직업적인 용도의 사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켰고 1947년에는 로버트 카파 등과 함께 세계적인 사진대행사 ‘매그넘 포토’를 창설해 사진 저널리즘의 새 장을 개척했다고 한다.
그는 35㎜ 라이카 카메라로 있는 그대로의 이미지를 추구해 흑백사진만 고집했고, 조명을 거부했으며 인화이외의 사진 프린트를 다듬지도 않았다. 사실을 파괴하고 의미를 희석시킨다고 여겼기 때문이다.
대신 그는 ‘결정적 순간’을 기다렸다. 1932년 찍은 생 라자르 역 뒤에서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. 공중에 떠있는 남자가 막 물 웅덩이에 빠지기 직전의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 남자의 실루엣과 생 라자르 역 담벼락의 서커스단 포스터의 댄서와 동작이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.
앙리 카르티에-브레송의 결정적인 순간이란 단순히 사진의 대상의 절묘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대상과 배경, 주변 상황이 완벽하게 구성되는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데 있다.
이러한 순간들은 우리가 주변에서 인식하지 못하거나 놓쳐 버릴 수 있는 일상생활의 유머와 아이러니를 보여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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